'일상사잡담'에 해당되는 글 46건

  1. 2011.08.17 우리 젊은 사랑 (2)
  2. 2011.07.07 이야기들 (1)
  3. 2010.11.14 고기 없는 주간 (3)
  4. 2010.11.10 오늘 시위
  5. 2010.11.01 근황
  6. 2010.09.25 서울의 이미지
  7. 2010.09.13 귀가
  8. 2010.09.06 산책
  9. 2010.09.01 변화 (1)
  10. 2010.08.22 이사

우리 젊은 사랑

2011.08.17 20:17 Tags » 검정치마, 우리 젊은 사랑, 일상사잡담




1. 냉장고 정리를 하다 일주일 쯤 사다 놓고 괜찮겠거니 내버려뒀던 수박 반의 반통이 무를 대로 물러터져 곰팡이까지 수줍게 피어올라 있는 걸 발견했다. 수박이 이렇게 빨리 상하는 과일이었나, 아님 그럴 때가 된 수박을 사왔나. 혹시 내 냉장고에 상시적으로 곰팡이 균이 서식하며 아무 음식에나 들러붙나. 그러고 보면 며칠 전에 사둔 지 두 달쯤 된(역시 사분의 일 정도 남은) 파르미지아노 치즈에도 푸른 곰팡이가 생긴 걸 발견하고 버린 적이 있지. 이렇게 뭔가를 허무하게 쓰레기통에 넣고 나면 다음에 장을 볼 때도 그 기억이 떠올라 구매를 주저하게 된다. 수박이나 치즈 탓이 아니라는 걸 분명히 알면서도 괜한 탓을 하는 거.  

2. 오늘의 음악은 나도 뭐가 뭔지 모르겠는데, 그래도 나는 아무 상관 없고, 그 때도 몰랐지만 지금도 뭐가 뭔지 모르고, 다 잊었다고 이야기하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건 너. 될 대로 되고 망해도 좋지만, 정말로 아무 상관 없지만, 그래도 지금은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노래. 어깨 힘 쭉 빼고 될 대로 되라는 듯 말하고 있어도 결국은 아무것도 괜찮지 않고 괜찮아지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로 들려 조금 슬펐다. 

3. 문득 블로그가 생각나서 글쓰기 버튼을 누르면 에디터 폼이 뜨는 데 세월이라 별 것도 아닌 말들이 흐트러지고 만다. 티스토리가 엉망인가 내 네트워크 상황이 엉망인가. 또 이사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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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une 2011.12.15 06:0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하늘이 지난 어려움을 주셨지만 이제 마음껏 행복하시길 바래요. 죄송한 일 정말 많은데 용서해 주시길 바랄께요.

  2. Tune 2012.01.06 09:3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당신이 미치도록 사랑스럽고, 당신의 용기가 자랑스럽네요. 행복하시길 빌고, 다른 생각은 안 할게요.

이야기들

2011.07.07 21:09

정말이다. 눈 깜짝 했는데 한 해의 반이 저 하늘 너머로 팔랑팔랑 손 흔들며 날아갔다.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대체로 할 수 없었다. 쓰다가 만 문장도 많고, 적다가 그만둔 글도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아마도 아무렇지도 않게 버려진 그것들을 모아 조금이나마 말이 되는 무언가로 정리해서 내놓을 만한 기회는 오지 않을 것이다. 사실, 눈 딱 감고 고개를 돌리며 손이라도 미끄러진 양 저장하기 버튼을 누르지 않는다면 이 글도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 신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여전히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은 제대로 된 말이 되어 나오지 않고,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은 사소하기 짝이 없는 감정의 짜투리일 뿐인지라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것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 중간에서 표류하다 보면 결국 육 개월 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움켜쥔 주먹 사이로 새어나가는 거고. 오늘 이야기를 나눈 모님은 그게 세월 탓이라 했지만 생각해보면 이렇게 된지도 꽤나 오래되었다. 그러니 이 모든 게 결국은 그냥, 아직도 그렇고 그렇다는 이야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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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8.10 10:2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고기 없는 주간

2010.11.14 18:04 Tags » 근황, 리딩위크마지막날의소회, 오래된 편지, 일상사잡담

연필을 찾다가 서랍을 열었는데 다홍색 종이박스가 눈에 띄었다. 거의 8년 간 나와 함께 떠돌고 있는 한뼘 반 크기의 조그만 종이 박스. 이번에야말로 한 번 뜯어서 펜을 써볼까 하고 박스를 열었다가 또 다시 하나씩 꺼내서 망설이며 만져보기만 하고 다시 넣으려는 찰나 펜 케이스 아래 부분에 넣어둔 편지가 묘하게 거슬린다. 쓰지도 않을 펜 세트를 8년이나 여기저기 다닐 때마다 들고 다니는 것도 모자라 이건 또 뭐야. 이런 게 왜 여기서 나와. 차마 다시 꺼내 읽어보지도 못할 편지들은 왜 여기다 넣어 놓았는지. 게다가 무슨 생각으로 하필 이 박스에 넣어서 여기까지 가져온걸까. 어떤 이야기들이 적혀 있었는지 제대로 기억나지도 않는다만 다시 열어 읽어볼 마음도 대처 나지 않고, 봉투를 보는 것만으로도 신산해져 대강 재킷에 머플러만 두르고 3일만에 외출을 감행했다. 아니, 4일인가. 수요일 시위하러 나갔다가 돌아온 이후로 한 번도 기숙사 밖을 나서지 않았으니 4일. 그새 바람이 한결 서늘해진데다 온도도 한참 낮아졌다. 비오는 길을 정처없이 걷다가 장이나 봐야지 싶어 테스코에 들어갔는데 딱히 살만한 게 없다. 한동안 장도 안본 터라 저장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근채류 따위나 먹으며 지냈는데 간만에 고기를 봐도 전혀 식욕이 동하지 않고. 생선도 별로고, 심지어 술도 안끌린다. 결국 배추 하나, 샐러드용 잎채소 한묶음, 귤이랑 치즈, 신문 한 부만 사서 돌아오며 곰곰 생각해보니 고기를 먹으면 이 무기력증에서 탈출할 수 있는걸까 싶어지네. 설마, 그럴리가. 핑계겠지. 이건, 리딩위크 마지막 날이라 생긴 학교가기싫어병일걸. 그럼 처방전은? 그런 게 따로 있을리가. 그냥, 밤이 되면 잠들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학교가면 되는 거.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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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dr-chung 2010.11.15 00:16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고기를 봐도 식욕이 동하지 않는다니!!!
    4일만의 외출이라니!!!!
    그 펜 세트엔 무슨 사연이 있는거??

    맛있고 좋은 육류를 섭취하는건, 인생의 큰 즐거움을 주는 일이니, 곧 시행해보도록 하여요~

    • BlogIcon Munity 2010.12.05 15:3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그 펜 세트는.. 지금은 연락이 닿지 않는 친구가 준 것.
      고기는 4일 뒤 두터운 써로인 스테이크로 해소.
      역시 고기총량의 법칙이 있더라니까.

  2. 2010.12.17 11:5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오늘 시위

2010.11.10 20:40 Tags » EDUCATION CUTS, London, 데모, 사진, 시위, 웨스트민스터, 학생 시위

낮 11시, 학교 앞에서부터 ULU를 지나 본격적으로 행진을 시작. 각기 다른 런던대 컬리지 학생들이 길 중간 중간에서 합류할 때마다 큰 함성으로 서로를 격려하며 함께 걸었다. LSE 앞에 도달할 쯤 되니 어림짐작으로도 만 명은 넘어 보였고, 목표는 2만명이었으나, 벨파스트에서 페리를 타고 온 학생들이나 스코틀랜드에서 밤새 버스를 타고 온 학생들도 있었으니 주최 측 추산으로 총 5만 2천 명의 학생들이 웨스트민스터를 지나 테이트 브리튼까지. 스피커들의 연설까지 다 듣고 따뜻한 작별인사를 받으며 2시가 좀 넘은 시간에 평화롭게 해산했는 줄 알았는데(난 3시 정도까지 있다가 홀본으로), 집에 돌아와보니 토리당 HQ가 있는 밀뱅크 빌딩에서 폭력 사태가 발생한 모양이다. 

맨 마지막 사진은 행진 중에 밀뱅크 빌딩을 지나며 찍은 것. 당시에도 붉은 폭죽같은 걸 터뜨리는 사람이 있긴 했지만 피켓 흔들고 항의 문구를 연호하는 수준이었지, 전혀 폭력이 발생할 징조 같은 건 보이지 않았건만 3명의 학생이 연행되었고, 13명 가까이 다쳤다니 매우 유감이다. 그러나 학생대표들 말따마나 5만 2천명이 참가한 시위였으니 매우 소수의 문제였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 메이저 언론에서 폭력사태를 자꾸 강조하는 건 좀 그래 보이네. 우리나라 언론이랑은 달리 이러한 폭력사태 발생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도 같은 비중으로 방송(인터뷰를 통해)해주긴 하니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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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

2010.11.01 18:59 Tags » PEAK DISTRICT, 사진, 서머타임, 일상사잡담, 피크 디스트릭트

1. 서머타임이 끝났다. 어젠 몰랐는데 갑자기 해가 빨리 진다. 다섯시 쯤 되니 이미 깜깜하네. 이게 원래는 6시였어야 하는건데, 5시가 된거지. 그렇다면 한 시간 꽁으로 얻었다는 건데.. 그 한 시간 뭐에다 썼지. 아무래도 자다가 홀랑 날린 기분. 

2. 할로윈도 끝났다. 멀리서 온 친구 만나러 시내에 나갔다가 (생전 가지도 않는) 간만에 보도에서 인파에 밀려 앞으로도 뒤로도 갈 수 없는 지경에 처했다. 안그래도 먹고 마실 핑계가 모자라 안달인 이 동네 사람들, 핑계삼아 별별 몰골으로 잘도 퍼마시고 놀더라. 나는 그냥 얌전하게 제법 요리가 그럴싸한 일식집(맛있었다!)에서 거금을 주고 밥만 먹고 돌아왔다. 아, 그리고 약속에 2시간이나 늦은 일행들을 위해 차이나타운까지 가서 식당에 앉아 남들 밥먹는 것도 구경했지 참. 태국 사람들한테 대인기라는 Four seasons였는데(심지어 몇 배씩 주고 거기서 요리된 북경오리를 수입해서 태국에 판다는) 우우. 영 별로던데 대체 왜.   

3. 피크 디스트릭트 사진 한 장 추가. 실은 이번 주말에 웨일즈에 간다는데(이번엔 진짜 웨일즈 스노도니아) 가고 싶은 마음이 솔솔.. 휘몰아치는 비바람과 함께 하는 힐 워킹의 마력에서 아직 헤어나오지 못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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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이미지

2010.09.25 00:59 Tags » Jodi Cobb, LG Twins, Reflections of seoul, 강병욱,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 사진집, 서울, 엘지 트윈스, 엘지트윈스, 응요

일본인 친구 한 명이 학기 시작 전에 런던에 머무는 중이라 함께 산책도 좀 하고 밥도 먹을 겸 만났다가 갑자기 비가 오면서 날이 쌀쌀해진 통에 잠시 숙소에 들렀다. 그 친구가 갈아입을 옷을 챙기는 동안 멍하니 기다리는데 조그만 사진책자 하나가 눈에 띄네. 제목은 Reflections of Seoul in four seasons. Jodi Cobb이라는 사진가의 서울여행사진집이다. 사진에 짤막한 문장 두 어개로 감상을 덧붙인 사진집+여행기. 그 친구와 함께 머물다 일본에 돌아간 지인과 내셔널 지오그라픽 전문 갤러린지 서점인지에 갔다가 티셔츠를 샀더니 한 권씩 선물로 줘서 받아왔다나. 지인은 무겁다고 숙소에 남겨둔 채 일본으로 돌아갔단다. 처음엔 별 생각 없이 한 장씩 넘겨보다가 나도 모르게 앗 소리를 내서 친구를 놀래킨 이유는.. 



이건 이건 이건 이건 응요닷!!!!! 

서울의 이미지 엘지 트윈스 귀가 먹먹해지는 응원소리 휘날리는 깃발 늠름한 강병욱씨. 나도 모르게 반가워서 코끝이 찡. 조디 콥님 완전 탁월한 선택을 한거에요. 서울하면 역시 엘지 트윈스죠. 중얼대며 무척 행복해하다가 사진을 자꾸 보니 웬지 모르게 거슬리는 게 있어 꼼꼼히 살펴보니 역시 신경쓰이는 저 V3. 민망하게스리 V3는 무슨 V3냐. 가을에 야구나 좀 해보자. 잔여 시즌 나머지 공부 같은 거 말고 진짜 포스트시즌. 으이그.  

그래도 저 사진 한 장 때문에 지인이 두고 간 사진집 챙겨오고야 말았다는 이 못말리는 팬심을 어쩌면 좋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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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3 21:09 Tags » 내일은고쳐주겠지엘리베이터, 된장찌개, 살림살이, 요리

6시까지 도서관에서 자리를 지키다 더 늦으면 집에 가기 싫겠다는 생각이 들어 꾸물쩍 일어나 길을 나섰더니 금새 촉촉하게 한 두 방울 비가 휘감긴다. 그래 어째 한동안 쨍쨍하다 했지, 비가 올 때가 되었지. 지난 주에 끓인 고등어찌개를 다 해치운 참이라 저녁을 뭘 먹을까 곰곰 생각하면서 어깨가 무너질 것 같은 가방을 추스리고 타박타박 걸어 기숙사까지 왔는데 이걸 어째, 엘리베이터가 고장일세. 어쩌긴 뭘 어째 걸어 올라가야지. 

플랏에 들어서니 돼지고기 굽는 냄새가 한창이다. 뭔가 싶어 고개를 쓱 넣어 물어보니 간장에 졸인 달짝지근한 포크립을 만드는 중이라는 옆방 중국 아가씨. 간장 향기를 맡으니 웬지 의욕이 생겨서 냄비에 물 붓고, 다시마 한 두장 넣고 말린 표고버섯도 넣고 불을 올린 후 방에 들어섰다. 그다지도 무거웠던 가방을 내려놓으러. 손만 씻고 금방 돌아가서 호박, 두부, 양송이를 종종 썰어 물에 빠뜨리고 된장에 고추장을 살짝 섞어 풀풀 끓인 막된장찌개 완성. 막판에 양파도 안넣었구나 싶었는데 뭐 어때, 들척해지지 않고 좋지. 아무래도 여럿이 쓰는 주방이니 냄새가 신경쓰일 수 밖에 없는데, 간장에 졸이는 돼지고기 냄새가 된장 냄새를 압도해준 덕에 별 신경도 쓰지 않고 한 끼 해치웠다. 

아아, 그리하여 요리는 점점 쉬워지건만 공부는 점점 어려워지기만 한다는, 어느 월요일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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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6 22:50 Tags » St. James Park, 런던, 사진, 산책, 세인트 제임스 파크, 오후의 나른한 풍경


금요일 산책길에 나섰다. 좋아하는 공원 중 하나인 세인트 제임스 파크. 날이 좋아 그런지 가족-친구-친지들 옹기종기 몰려나와 오후의 나른한 공원 햇살을 즐기는 풍경이 눈에 띄었다. 이 공원 동물들은 사람들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 다람쥐들도 사람이 눈에 띄면 나무에서 쪼르르 내려와 손을 동글게 말고 귀를 쫑긋대며 기대 가득한 표정으로 이리 갸웃 저리 갸웃. 다음에 갈 땐 간식이라도 좀 챙겨갈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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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1 21:47 Tags » 그저그런일상사, 날씨, 요리, 이사, 장보기

1. 이번에 돌아오면서 결심을 하나 한 게 있다. 가능한 음식을 버리지 말자는 것. 혼자 살아보니 1인분의 부엌 살림을 한다는 게 만만한 일이 아니다. 신선한 재료를 그때 그때 필요한 만큼만 사서 요리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없겠지만 일단 매일 장보러 다닐 여유도 없고, 둘째, 요즘처럼 대형 체인 수퍼마켓에서 식료품 쇼핑을 할 경우 필요한 만큼, 소량만 구입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결국은 일주일에 한 두번, 주 단위로 장을 봐서 손에 잡히는 대로 뭔가 해먹게 되기 마련인데, 그러다 보면 바쁘다고 잠깐 넋놓고 있다가 어느새 유통기한이 지나버리는 일이 종종 생긴다. 고기나 생선은 급하면 냉동실에 넣어 얼려버린다지만 웬지 모르게 어느 정도는 꼭 섭취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고 있는 채소류는 그럴 수도 없으니 문제고. 와중에 연달아 몇 끼 외식이라도 할 일이 생기면 그야말로 답이 없다. 한 열흘 지났나, 지금까지는 어떻게든 결심을 지켜왔지만 생활이 매우 안정되기 전까지는 이게 정말이지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점점 드는 와중.

2. 늦여름이 돌아왔다. 여전히 일교차가 커서 저녁 무렵엔 쌀쌀한 느낌이 있는데 낮엔 볕이 꽤나 들어 따뜻하다. 덥지는 않고, 곧 가을이 오겠구나 싶은 정도. 가만, 며칠 전만 해도 늦가을이라 겨울이 손에 잡히는 것 같다고 하지 않았던가.. 

3. 방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미처 챙겨오지 못한 책도 박스로 받았고, 가구나 전자제품들, 이런 저런 짐들이 이제는 제자리를 찾아 또아리를 틀고 앉은 느낌. 책상 위의 잡동사니들과 케이블들만 어떻게 좀 처리가 되면 좋겠는데. 

4. 음악을 들어야겠는데(몸과 마음이 요구하는 음악수치가 표준치에 현저하게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지 오래라) 딱,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다. Micah P Hinson의 목소리는 충분히 매력적이나 꾸준히 듣고 있기엔 좀 그렇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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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2012.09.13 11:0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Mary Black 추천합니다. 편안하다는 느낌이 곡 전편에서 느낀 곡은 메리블랙이 간만이었어요.

이사

2010.08.22 06:49 Tags » 런던, 시차적응기, 영국, 이사

1. 거의.. 완료. 이상하게 있어야 할 것들이 없는 게 신경쓰이긴 하는데, 일단은 맡겨두었던 짐도 다 찾았고 박스와 가방에서 모든 걸 다 꺼냈다. 현재는 마구 바닥이며 책상에 널부러져 있는 상태. 영국에서 지내온 3개의 방 중 가장 넓은 건 좋은데, 수납공간이 가장 적은 게 문제다. 책상 서랍이 겨우 네 개, 옷장이 하나 있는데 거는 것만 가능한 형태의 옷장이라 옷장 안에 서랍이 없다. 책장 비스무리한 게 하나 있긴 한데 겨우 2단. 게다가 연약하기 짝이 없어 보인다. 과연 책을 다 넣을 수는 있을까. 이사오자마자 보니 책상 서랍 중 한 개는 고정침이 빠졌는지 부서져 있고, 앞서 말한 책장도 1단 칸막이를 받치고 있는 나사가 겨우 한 개 남아 있더라. 당연히 잠깐 뭘 올려놓은 사이에 사뿐하게 내려앉았지. 이건 월요일에 수리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고. 화장실도 수납공간이 없는 건 마찬가지. 거기도 거울 아래 작은 유리선반이 하나 있는데 고정 나사가 빠져서 흔들흔들. 다행히 내겐 사랑스러운 전문가용 십자 드라이버가 있다. 론이 내 방에서 그걸 보고 한 얘기가 생각나는데, 너 정체가 뭐냐며. 보통 이런 걸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세트를 구비하고 있기 마련인데 뜬금없이 그립감도 최고인데다 사이즈도 큰 십자 드라이버가 홀로 굴러다니고 있으니 웃을 법도 하다. 그치만 십자 드라이버 같은 건 생활 필수품 아닌가요. 이왕 쓰는 거 좋은 걸로 하나쯤 갖고 있으면 좋잖아. 

2. 창문이 한뼘도 안열려 OTL 

3. 7명이 지내는 플랏인데 부엌이 너무 좁다. 당연히 부엌에도 수납공간은 적다. 지금이야 다 입주를 하지 않은 상태지만 사람들이 다 들어오면 정말이지 복작복작 미어터질 듯. 저녁시간엔 밥이나 해먹을 수 있으려나 모르겠음. 신기한 건 네 명이 함께 지낸데다 훨씬 넓었던 지난 플랏의 부엌보다 훨씬 깨끗하다는 거? 

4. 시차적응 대혼란. 시간이 갈수록 어렵고 힘들다. 어제 그제야 짐풀고 정리하고,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사들이느라 힘이 든 탓도 있지만 오후 여섯 시만 되면 약먹은 병아리꼴이 되서 허리를 세우고 앉아 있기 힘들어진다. 몸에 남은 의지력을 아무리 다 긁어모아봐도 버틸 수 있는 건 일곱시 반. 깨면 새벽 두 시, 혹은 세 시. 아직 8월 여름인데 밤이 왜 이렇게 길기만 하담. 

5. 영국 감자 맛있다 냠냠. 아무리 오래 익혀도 퍼석해지지 않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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