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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보쉬 시리즈 by Michael Connelly (1)

2009.06.08 07:33 Tags » , , , , , , , , , , , , , ,

우리나라에 현재 판매 중인 해리 보쉬 시리즈는 없다. 지금도 여전히 어느 도서관 서가 구석에서 잠자고 있을, 예전에 출판된 <The Black Echo>, <The Black Ice>는 이미 절판되어 서점에서 구하긴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 마이클 코널리가 우리나라에 알려진 건 번외편으로 출간된 <시인>과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덕분.

시인: 자살 노트를 쓰는 살인자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마이클 코넬리 (랜덤하우스코리아,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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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마이클 코넬리 (랜덤하우스코리아,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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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했다시피 우리나라에 출간된 그의 책 두 권에는 그를 유명하게 만들어준 LAPD의 해리 보쉬 형사가 언급되지 않는다. 작가가 어느 인터뷰에서 직접 말한 것과 같이, 대부분의 독자들은 여러 권 출판된 시리즈 소설의 새 책 한 권을 뜬금없이 집어드는 것 보다(이전에 출간된 책과 관련된 주인공의 히스토리가 신경쓰여서-사실은 알거나 모르거나 큰 상관없는 경우가 많지만) 잘 알려진 작가의 새 주인공이 등장하는, 완결된 장편소설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판매율은 해리 보쉬 신작보다 <시인>같은 번외편의 판매율이 높다.

그러나 나는 이렇거나 저렇거나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주의의 독자이기 때문에, 그냥 아무거나 우선 읽기 시작했다. 게다가 우리나라가 뭐 이런 시리즈 물 원서를 연대순에 맞춰 구해서 읽기 매우 좋은 환경인 것도 아니고. 그냥 맘 편하게 구하기 쉬운 것부터 읽는 게 정신건강에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 이유로 처음 집어든 건 2007년에 출간된 <The Overlook>

The Overlook
카테고리 문학/소설
지은이 Connelly, Michael (GrandCentral,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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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 좋게도 이 책엔 한국 독자들에게 익숙한 이름이 등장한다. 레이첼 월링 요원. 연대순으로 따지자면 <시인>으로부터 한 10여 년 쯤 지난 후의 이야기. 멀홀랜드 오버룩에서 자동차 한 대와 머리에 총을 맞은 시체가 발견되고, 미국의 안보 과민증으로 꼬여가던 사건이 해리 보쉬의 본능적인 사건 판단능력으로 풀려나간다는 스토리. 이야기 자체는 살짝 뻔하고 서스펜스도 느슨하지만 이 책엔 레이첼 월링과 해리 보쉬에게 어떤 히스토리가 있다는 점이 <Echo Park>라는 키워드를 통해 굉장히 자주 언급된다. 그래서 궁금해진 나머지 <Echo Park>를 다음 편으로 선택해서 읽었다. 

(여기서부터는 티스토리의 책 정보에서 검색되지 않는 탓에
마이클 코넬리 공식 홈페이지를 참조)


 
아 물론 프렌치 버전으로 읽은 건 아니고, <Echo Park>는 <The Overlook>의 실망을 충분히 만회할 정도로 읽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해리 보쉬의 캐릭터가 매우 확실하게 드러나고(장점 뿐 아니라 단점도) 보완재적 성격을 지닌 레이첼 월링도 등장한다. 그런데 이게 전형적인 파트너십 관계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성격적인 부분에서 틀림없는 공통점을 지닌 두 캐릭터가 행동양식을 결정하는 부분에서 갈등하고, 그 부분에서 서로가 매우 다르다는 점을 확인하게 된다는 점에서 보기에 꽤 즐거운 편이다. <Echo Park>에서 다루는 사건의 범인과 해리 보쉬의 과거가 평행선을 긋듯 겹치면서 언뜻 해리 보쉬가 수직적으로도 굉장히 풍부한 캐릭터라는 것도 알게 된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매력을 지닌 범죄소설 주인공이라니. 이러면 더 찾아볼 수 밖에 없다.





레이첼 월링과 해리 보쉬가 등장한다는 건 알았지만 이게 <시인:자살노트를 쓰는 살인자>의 후속편인 줄은 몰랐다. 뭐 나름 운 좋게 연대기를 거슬러 올라가는 느낌. 해리 보쉬는 아주 예전에 알았던 전 FBI요원의 죽음을 개인적으로 조사하고, 레이첼 월링은 죽은 듯 잠잠하게 숨어 있다가 또 다른 연쇄살인으로 등장한 <시인>의 범인을 쫓는 중에 필연적으로 조우한다. 시간을 거슬러 다시 만난 해리 보쉬에겐 내가 몰랐던 또 다른 과거가 있고, 이쯤 되서 나는 아, 이래서 사람들이 시리즈물 중간에 끼어들어 아무거나 읽는 건 꺼리는구나 깨닫게 된다. 하하. 그래도 이렇게 읽는 것이 여전히 괜찮은 건 작가가 충분히 조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갑작스레 시리즈물에 끼어든 새 독자들이 주인공의 과거에 맞부딪혔을 때 교통사고를 당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현재 진형형인 사건과 관계가 있는 과거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언급되고, 나머지는 캐릭터의 그림자로 존재한다. 희미하게, 존재를 지우지 못할 정도로만, 조용하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과거가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은 여전하다.





<The Last Coyote>는 아예 그의 과거를 마주보는 에피소드. 해리 보쉬의 유년기와, 갑작스런 그의 어머니의 사망, 그 이후 해리의 삶의 궤적이 직접적으로 언급된다. 이번에 그가 조사하는 건 어머니의 죽음. 경찰이 된 이후 한 두어 번 어머니의 사건 파일을 찾아본 적은 있었지만 실제로 그 사건을 마주보고 그의 과거에 묻힌 이야기를 찾아 헤맬 용기가 없었던 해리 보쉬가 상관과의 충돌로 자격 정지 및 정신과 전문의와의 상담 명령을 받는 것을 계기로 본격적인 조사에 나서는 이야기. 자격이 없는 상태에서의 비공식적인 조사이기 때문에 물론 파트너도 없이, 여느 때보다 더 홀로, 모나게, 수사 범위 안에 있는 모든 것에 온몸으로 맞부딪치는 해리 보쉬를 볼 수 있다. 그가 조사하는 것은 그의 어머니의 과거지만 실제로는 그의 과거이기도 하고, 시간이 지날 수록 해리는 그동안 그가 그 모든 걸 덮어두었다는 걸 깨달으며 줄곧 되뇌인다. Everybody Counts, or Nobody Counts. 사족이지만, 사건의 시대적 배경이나 분위기가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언제나 너무 쉽게 모든 것과 비견되곤 하는, 애꿎은 필립 말로우가 다시 한번 생각나는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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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역시 많다.
오늘은 여기까지. 다음엔 여전히 많이 남아있는 시리즈 몇 권과 해리 보쉬 캐릭터 자체를 다뤄볼 기회를... (과연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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