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하던 일 하면

2008. 10. 7. 13:29

평소에 잘 하지 않던 일을 하면 꼭 탈이 나던가. 슬슬 징크스로 꼽아도 될 정도. 그 징크스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묘하게 10월엔 수월히 넘어가는 일이 잘 없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직 7일밖에 지나지 않았다. 이런 일이 있고 저런 일이 있었어도 겨우 7일 밖에 지나지 않은 거지.

9월 말에 잔뜩 주문한 책들을 포장상자에서 꺼내 쌓아놓을 땐 이걸 다 언제 읽으려나, 욕심을 과하게 부렸나 싶더니 어느새 낼름낼름 읽어치우고 몇 권 남지 않았다. 유감스러운 건 내가 여전히 책 광고에 잘 현혹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 책을 고를 때 독자들의 서평보다는 편집자나 번역자의 말, 혹은 출판사나 서점의 추천사에 귀를 쫑긋대는 습관이 있어서 그렇다. 책 읽는 사람의 추천과 책 파는 사람의 추천을 저울 양쪽에 놓고 재 본다고 생각하면 당연히 전자에 힘을 실어줘야 할 것 같은데, 그게 잘 그렇지가 않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다는 게 가볍지 않은 문제라. 맛집을 고르는 거라면 당연히 음식점 주인 말 보단 손님 얘길 듣겠지만, 책이나 영화나 음악이나 연극은 그렇지가 않다니깐. 그래서 나는 네이버의 영화별점도 거의 신뢰하지 않는다. 표본을 키워봐야 오류만 늘어날 뿐이지.

그리하여.. 쌓아둔 책은 다소간 실망을 남긴 채 높이가 줄어들어가고, 웬지 10월의 진정한 시작은 다가오지도 않은 것 같다는, 그러한 불길한 예감에 휩싸인 채 이사를 단행. 텅 빈 블로그를 보니 더욱 심난해서 끄적끄적.




'일상사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네치아의 꿈  (1) 2008.10.23
과일, 더 루시 파이  (2) 2008.10.20
안하던 일 하면  (1) 2008.10.07
다래끼  (2) 2008.07.16
젤로  (4) 2008.07.11
사진  (4) 2008.07.03
  1. BlogIcon 낙오자 2009.09.26 03:0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책을 고르는 기준이 저와는 많이 다르네요.
    네이버 평점은 신뢰하지 않지만.

    저는 주로 감으로 고르는 편인데.
    가끔 이 책은 분명 근사하다! 라는 뜬금없는 느낌이 올 때가 있어요.

    그래서 읽어보면......
    뭐 그렇지요.

    그런데 1Q84 후기는 안올려주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