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06 19 엘지 트윈스 vs 삼성 라이온즈, 경기결과 5:4

2009. 6. 23. 05:13 Tags » , , , , , , , , , , , , , , , , , ,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 그게 1사든 2사든, 몇 회 말이건 몇회 초건 주자가 스코어링 포지션에 나가면 언제나 속으로 중얼대곤 한다. 자 이제 한 방, 다음 타자가 한 방만 날려주면 쫓아갈 수 있어, 역전도 가능해. 제발 안타 하나만, 홈런 하나만. 그러나 체감컨대 그런 기대의 9할은 이루어지지 않고. 그건 야구 뿐 아니라 삶을 스쳐가는 모든 기대와도 상통하는 이야기다. 그게 내 인생의 기회였건, 내 사랑의 기대였건, 그게 일이었건 사람이었건. 꿈꾸고 기대하는대로 이루어졌다고 기뻐하게 되는 건 1할도 되지 않는다는 느낌.

허나 야구는 일년에 133게임, 1회부터 9회까지. 하루에 최소 스물 일곱 개의 타석. 그 수많은 횟수 만큼이나 기대했다 실망하고, 희망에 부풀어오르다 어처구니없이 절망하곤 하는 일이 정말 끊임없이 지속되는 스포츠. 게다가 응원하는 팀이 승률 5할도 넘지 않는 LG라면 두 말할 나위도 없다. 

게임은 여느 때와 같이 진행되었다. 실없이 볼질하고, 허무하게 안타 맞고, 뜬금없이 홈런 맞고. LG의 상대가 누가 되었건 비슷한 패턴. 상대 팀 득점하는 건 허허실실, 이렇게 쉬워 보이는데 왜 우리팀 야구는 그렇지가 않은지. 타순 곳곳에 지뢰밭이요, 가끔은 폭탄도 눈에 띈다. 게다가 하위 타선이건 상위 타선이건 골고루 그러하다는 게 LG의 특징이기도 하지. 게임이 여느 때와 같았다는 건 만루 찬스가 찾아왔고 다음 타석엔 조인성 선수가 들어선다는 점에서도 그러했다. 오죽하면 방송사 중계 화면 하단 자막으로 조인성 선수가 날려먹은 만루 찬스 횟수를 보여줄 정도로 수 많은 밥상에 재를 뿌려왔던 그, 조인성 선수. 

그러나 이 날, LG 트윈스는 역전승을 거두었다. 기대만큼 해줄리가 없다고, 꿈이 이루어질리가 없다고 마음을 다잡고 다잡아도 삐죽빼죽 실낱같이 새어나오는 희망을 악착같이 붙들고서. 역전 홈런의 주인공이 이진영 선수라는 건 참 재밌는 이야기다. 어떤 순간에도 유쾌 상쾌 발랄한 캐릭터, 이진영. 웬만해선 누굴 상대로도 수다가 입을 떠날 일이 없고, 그 큰 얼굴에 미소가 가시질 않는 이진영. 똑같이 기회를 날려먹어도 누구처럼 욕을 바가지로 먹을 것 같지는 않은 선수. 그런 선수가 찬스에 특히 약하기만 한 조인성 선수 대신 나와서 정현욱 선수를 상대로 초구를 노려 쓰리런 홈런을 쳐냈다는 것이 영영 이루어질 것 같지 않은 꿈이 이루어진 것보다 더 만화같은, 더 소설같은, 더욱 극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기대를 뛰어넘는 인생의 주인공이란 이런 것이지, 라는 양 보무도 당당하게. 

아래는 사진들.


특히 얄미운 이순철 해설위원. 이진영 선수의 역전홈런 때의 기나긴 침묵도, 박용택 선수의 더블헤더 2차전 만루홈런 때의 찬물 해설도 잊지 않겠다. 


몇 번이고 말하지만 이 분, 잘했으면. 안치용 선수, 안쳐용 말고 잘쳐용 합시다. 


시구자 홍수완 옹.


안타 아니면 볼넷. 정말 잘 보고, 잘 치시더라는.


아.. 파울.


보면서도 저게 홈런이야 그랬던, 정말 쉽게 친듯한 박진만 선수의 솔로 홈런 후.


삼성 선발 차우찬 선수. 잘 던졌는데 많이 아쉬울 듯. 


반면 우리 정재복 선수랑 김민기 선수는 왜 직구를 그렇게 땅에 처박는지 알 수가 없어...


이진영 선수 쓰리런 후 기뻐하는 주자 박용근, 최동수 선수. 


정현욱 선수 이후 올라온 오승환 선수. 이 분이 조금 더 일찍 올라왔다면 결과가 바뀌었을까. 
그랬다면 더블헤더 2차전 결과도 바뀌었을지 모른다. 박용택 선수가 오승환 선수로부터 만루홈런을 때려낼 수 없었을지도. 


마무리 이재영 투수의 마지막 타자는 줄곧 삼진으로 물러나곤 한다. 의식하는 걸까. 


이날의 주인공은 종일 놀다가 대타로 나와서 홈런 친, 그래도 주인공이라 아니할 수 없는 이진영 선수. 

  1. 2009.06.23 13:3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BlogIcon 타점왕 2009.06.24 06:1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 기쁨이 밀려왔던 주말이었습니다...^^

  3. 2009.06.25 13:3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4. 2009.06.26 12:1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