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일 목동야구장, 히어로즈 vs LG 트윈스, 이대형과 김광수

2009. 9. 3. 04:29 Tags » , , , , , , , , , , , ,


경기 초반 4회까지만 해도 이 경기의 주인공은 LG의 선발투수 김광수 선수일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볼질도 안하고, 노히트 노런으로 3자 범퇴의 연속. 오호. 얘 오늘 야구 좀 되는구나 싶었는데 마의 5회. 한 방에 훅 가는 건 이런 거구나, 문장 자체를 온 몸으로 보여주고야 만다. 광수야. 난 진짜 어제가 니 인생 최고의 피칭을 보여주는 날인 줄 알았어..


물론 박경수 선수의 탓이 아예 없다고는 말 못하지만.. 이야.. 어쩜 야누스도 아니고 그렇게 확 맛이 가나.
5회에 5실점 하고 나더니 타선도 물타선(물론 그 전에도 박용택 선수의 안타와 홈런을 제외하곤 모든 타자가 메롱), 나 목동까지 꾸역꾸역 왜 온거니 후회하고 있을 찰나. 오오 이대형.



슬라이딩 폭이 믿어지질 않을 정도. 본인 키의 2배쯤 되는 폭을 주욱 미끄러져 들어온다. 발만 빠른 게 아니라 경험 축적으로 획득한 슬라이딩 센스 또한 무시 못하는 거지.

도루 성공 순간 터져나오는 환호도 엄청났다. 경기도 지고 있는 판에 다들 또 지는구나 또 져 우울해하고 있었는데 말이지. 이대형 선수는 소심하게 머뭇머뭇 베이스도 뽑아서 잠깐 머리 위로 올려 들었고 자신에게 쏟아진 스포트라이트와 환호를 즐겼다. 그 순간만큼은 누가 뭐래도 이대형 선수가 목동 경기장의 주인공이었다. 비록 어웨이 경기장이었지만 전광판에도 축하 메시지가 나왔고, 그건 히어로즈에게 참 고마운 부분.

경기는 또 졌지만.. 나름 즐겁게 잘 구경했다. 가을에 야구도 못하는 LG 팬들은 이런 게 야구 보는 재미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