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로

2008. 7. 11. 04:54 Tags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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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로 - by Lazycat 에서 트랙백.
 
요즘처럼 얼음 잔뜩 넣은 아이스커피 없이는 단 3시간도 제 정신으로 버틸 수 없을 것만 같은 계절, 그러니까 한 18-20년 쯤 전 이 계절에 우리 엄마는 미국에서 잔뜩 싸 보낸 이런 저런 간식거리로 살살 녹을 것 같은 카스테라와 알록달록 파스텔 색깔의 아이싱이 올라간 머핀, 형광색 불량식품 맛의 아이스께끼와 함께 이 젤로-도 만들어주곤 했다. 엄마는 가끔 젤로 만든다- 라면서 우릴 불렀는데, 그러면 동생과 내가 엄마 옆에 딱 붙어서 투명한 크리스털 잔 안에 빨간색 보라색 주황색으로  찰랑대는 색색깔의 물이 담기는 걸 턱을 괴고 앉아 지루해하지도 않고 줄곧 지켜보았다. 어린 눈에 단순하고도 어려워 보이던 그 작업이 끝나고 나면 무지갯빛 화려한 크리스탈 유리컵이 냉장고에 줄을 지어 들어가는데 이 때가 참 고역인지라 도대체 언제 굳나, 언제 충분히 차가워지나 냉장고를 열었다 닫았다 또 열어보고, 그러다 엄마한테 혼쭐이 나고. 뭐 재밌는 놀이거리라도 생겨서 충분히 한눈을 팔고 젤로를 향한 애타는 그리움을 살짝 잊을 때쯤 되면 짜자잔- 하고 엄마가 꺼내주던 차갑고 시원한 유리컵.

그 계절이 돌아왔다. 유진씨 덕분에 그 계절에 묻은 희미한 기억도 함께. 젤로 사러 가야겠다. 여름 내내 만들어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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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azycat 2008.07.11 06:5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맞아요. 처음 제작현장 보고 저게 언제쯤이나 굳을라나 하고 괴로워했어요 _ㅅ_

  2. BlogIcon hey 2008.07.11 08:3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난 뭔지 모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