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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 Mother (2009)

2009. 11. 14. 17:18 Tags » , , , ,


스포일러 주의.


1. <마더>는 배우 김혜자에게 온전히 바쳐진 영화이다. 이건 봉준호 감독이, 배우 김혜자를, 수십년 간 연기자로서 쌓아온 이미지와 캐릭터 뿐 아니라 눈과 코, 입, 손을 비롯한 김혜자의 모든 것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섬세하게 베껴내어 만들어낸 영화라는 의미이다. 감독은 영화가 시작하는 순간부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러닝타임 내내, 배우 김혜자를 복제하고 압축하고 과장하고 해체하여 관객 앞에 내놓는다. 온전히, 김혜자만. 그러니까 이 영화의 성공 조건은 과연 (원빈마저도 눈이 사슴 같다는 것 외엔 안중에도 없는) 감독이 배우 김혜자를 경외한 만큼, 관객들도 그러하도록 만들 수 있는가에 있을 것이다. 봉준호 감독은 성공을 거두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2. <살인의 추억>에서 봉준호 감독이 그려냈던 '강간의 왕국'은 <마더>에서 '원조교제의 온상'으로 거듭났다. 댓가는 쌀. 먹고 사는 문제다. 누가 그녀에게 돌을 던질 수 있으랴. 그러나 체홉의 말처럼, 이미 등장한 총은 발사되어야 하니, 돌 역시 던져질 뿐. 헌데 실상 그 돌에 맞아야 했던 건 누구일까. 바보라 그러는 사람들 가만두지 말라고 배운 그 애일까. 공양미 삼백석도 안되는 쌀에 몸을 팔고선 그저 다 지겹고 싫었던 그 애일까. 먹고 사는 문제를 볼모삼아 그 애를 착취한 그들은 밤새 발 뻗고 잘도 자겠건만.

3. 뭐라더라. 다 잊게 해주는 침 자리를 안다고 하시던가. 슬픈 일도 맺힌 일도 아픈 일도 다 잊게 해주는, 그런 침 자리를 아신다던가. 엄마 손은 약손이라 그 침 자리야말로 그저 엄마만이 줄 수 있는 위안일테지만 엄마 없는 종팔이는 어쩌지. 그러니까 봉준호 감독은 역시 빠져나갈 구멍, 그런 희망을 남겨놓는 사람이 아니다. 아무도 아무것도 잊지 못할 것이다. 다 잊고 다 털고 근심없이 꽃밭으로 노닐러 가려거든 그런 침 자리 따위 아무 소용 없지, 좀 더 센 농약 탄 박카스라면 몰라도.


  1. BlogIcon 2009.11.19 14:1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오랜만의 업데이트시네요. 방금 전에 G메일 들어갔다가 잠깐 녹색불로 비치시더니 언뜻 또 없어지셔서 아쉬웠어요.. 얼마전에 라임꽃차를 마시고 라미엘님이 겨울기차 창밖의 불빛처럼 생각났어요. 그나저나 언제나 라미엘님의 보고들은것은 너무 아립니다, 체인즐링도 이 마더도요..

  2. kazz 2009.11.20 03:0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
    난 원빈의 영화를 기대하고 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