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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8.05.28 날씨 (4)

변화

2010. 9. 1. 21:47 Tags » 그저그런일상사, 날씨, 요리, 이사, 장보기

1. 이번에 돌아오면서 결심을 하나 한 게 있다. 가능한 음식을 버리지 말자는 것. 혼자 살아보니 1인분의 부엌 살림을 한다는 게 만만한 일이 아니다. 신선한 재료를 그때 그때 필요한 만큼만 사서 요리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없겠지만 일단 매일 장보러 다닐 여유도 없고, 둘째, 요즘처럼 대형 체인 수퍼마켓에서 식료품 쇼핑을 할 경우 필요한 만큼, 소량만 구입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결국은 일주일에 한 두번, 주 단위로 장을 봐서 손에 잡히는 대로 뭔가 해먹게 되기 마련인데, 그러다 보면 바쁘다고 잠깐 넋놓고 있다가 어느새 유통기한이 지나버리는 일이 종종 생긴다. 고기나 생선은 급하면 냉동실에 넣어 얼려버린다지만 웬지 모르게 어느 정도는 꼭 섭취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고 있는 채소류는 그럴 수도 없으니 문제고. 와중에 연달아 몇 끼 외식이라도 할 일이 생기면 그야말로 답이 없다. 한 열흘 지났나, 지금까지는 어떻게든 결심을 지켜왔지만 생활이 매우 안정되기 전까지는 이게 정말이지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점점 드는 와중.

2. 늦여름이 돌아왔다. 여전히 일교차가 커서 저녁 무렵엔 쌀쌀한 느낌이 있는데 낮엔 볕이 꽤나 들어 따뜻하다. 덥지는 않고, 곧 가을이 오겠구나 싶은 정도. 가만, 며칠 전만 해도 늦가을이라 겨울이 손에 잡히는 것 같다고 하지 않았던가.. 

3. 방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미처 챙겨오지 못한 책도 박스로 받았고, 가구나 전자제품들, 이런 저런 짐들이 이제는 제자리를 찾아 또아리를 틀고 앉은 느낌. 책상 위의 잡동사니들과 케이블들만 어떻게 좀 처리가 되면 좋겠는데. 

4. 음악을 들어야겠는데(몸과 마음이 요구하는 음악수치가 표준치에 현저하게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지 오래라) 딱,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다. Micah P Hinson의 목소리는 충분히 매력적이나 꾸준히 듣고 있기엔 좀 그렇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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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2012.09.13 11:0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Mary Black 추천합니다. 편안하다는 느낌이 곡 전편에서 느낀 곡은 메리블랙이 간만이었어요.

날씨

2008. 5. 28. 03:15 Tags » 날씨, 남산타워, , 엄정화, 윤상, 음악, 지금도 널 바라보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침에 급히 처리할 일이 있어 일찍 일어날 계획이었다. 눈은 제시간에 떴고 잠깐 딴 생각을 하다가 곧 일어나 책상 앞에 앉았는데, 뭔가 께름칙한 생각이 든다. 날이 답지 않게 시원하기도 하고, 계절과 시간이 맞지 않게 어둑하기도 하고. 그래서 뒤돌아보니 창밖으로 비가 신나게 내리고 있네.

기세로만 봐선 벌써 장마인가 싶을 정도로 머뭇거림 없이 곧고 빠르게 쏟아지는 빗줄기들. 이젠 열 네살 소녀가 아니라 비를 맞는 걸 좋아하진 않지만 여전히 비 내리는 모습을 바라보는 건 마음이 쉽사리 행복해지는 일 중 하나다. 아, 요즘은 비오는 날 운전하는 것도 좋아한다. 비가 오는 날은 차가 살짝 막혀도 알게 모르게 마음이 흐뭇하잖아. 들이치지 않을 정도로만 창문을 열어두면 평소의 밀도높은 매연 대신 비릿한 물냄새가 차오르는 것도 좋다. 하긴 이거야 비오는 날 운전하다 미끄러져 본 적이 없어 하는 말일거다.

그래서.. 지금 하던 일도 마다하고 하려는 이야기가 무엇인가 하면, 당신 마음에 담아둔 비오는 날의 기억은 몇 개인가요, 하는 것.

열 네살의 7월 어느 일요일, 기말고사 준비를 하겠답시고 친구와 교실에 앉아 농담따먹기를 하다 벚나무가 푸르게 우거진 교정 앞뜰로 뛰쳐나가 온 몸이 다 젖도록 비를 맞으며 뛰어다녔던 일이라던지(비맞으면 시원하겠다 말고 딱히 그럴 이유가 없었다), 열 일곱 막 가을로 접어들던 즈음 추적추적 내리던 비에 다들 살풋 젖어 쉰냄새를 풍기던 66-1번 버스에서 내린 밤 자작한 빗소리에 섞여 등 뒤에서 들려오던 머뭇대는 발자국소리. 전북대 앞 동동주집에서 밤새 돌고 돌던 술잔, 아무리 술잔이 돌아도 나즈막한 음악소리보다 더욱 세차게 들려오던 빗소리. 2006년 여름, 틈만 나면 걸터앉아 바닥에 고여 흐르는 빗물을 보며 멍하니 시간을 보냈던 회사 건물 입구엔 1층 레스토랑 식구들의 담배연기가 비 냄새와 함께 흘러들곤 했지.

드문드문 끄적대는 사이 비가 그쳤네. 그치만 곧 쨍쨍한 여름이 올거고 장마도 시작될거다. 올해는 수해 안 날큼만 많이, 시원하게 왔으면 좋겠다. 태풍 말고 비만 와주면 안될까.

(사진은 2006년 여름 남산타워-이름을 바꿨는데 뭔지 모르겠음, 이날도 곧 비가 오려는 양 한껏 찌푸리더니 결국 날씨가 축축해졌다. 음악은 엄정화 노래, 윤상 작곡의 '지금도 널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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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narsil 2008.05.28 08:0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n서울타워일듯. 사진 참 잘 찍었네.

  2. hdachi 2008.05.29 02:2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초딩 1학년 때 학교 안뜰에서 맞았던 소나기. 소년중앙류 때문에 미래에는 이렇게 비 맞고 못 다닐지도 모른다고 걱정하던 기억이 새록.
    비교적 최근 걸로 하나 더 있지만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