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랏에 들어서니 돼지고기 굽는 냄새가 한창이다. 뭔가 싶어 고개를 쓱 넣어 물어보니 간장에 졸인 달짝지근한 포크립을 만드는 중이라는 옆방 중국 아가씨. 간장 향기를 맡으니 웬지 의욕이 생겨서 냄비에 물 붓고, 다시마 한 두장 넣고 말린 표고버섯도 넣고 불을 올린 후 방에 들어섰다. 그다지도 무거웠던 가방을 내려놓으러. 손만 씻고 금방 돌아가서 호박, 두부, 양송이를 종종 썰어 물에 빠뜨리고 된장에 고추장을 살짝 섞어 풀풀 끓인 막된장찌개 완성. 막판에 양파도 안넣었구나 싶었는데 뭐 어때, 들척해지지 않고 좋지. 아무래도 여럿이 쓰는 주방이니 냄새가 신경쓰일 수 밖에 없는데, 간장에 졸이는 돼지고기 냄새가 된장 냄새를 압도해준 덕에 별 신경도 쓰지 않고 한 끼 해치웠다.
아아, 그리하여 요리는 점점 쉬워지건만 공부는 점점 어려워지기만 한다는, 어느 월요일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