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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9.13 귀가
  2. 2010.09.01 변화 (1)

귀가

2010. 9. 13. 21:09 Tags » 내일은고쳐주겠지엘리베이터, 된장찌개, 살림살이, 요리

6시까지 도서관에서 자리를 지키다 더 늦으면 집에 가기 싫겠다는 생각이 들어 꾸물쩍 일어나 길을 나섰더니 금새 촉촉하게 한 두 방울 비가 휘감긴다. 그래 어째 한동안 쨍쨍하다 했지, 비가 올 때가 되었지. 지난 주에 끓인 고등어찌개를 다 해치운 참이라 저녁을 뭘 먹을까 곰곰 생각하면서 어깨가 무너질 것 같은 가방을 추스리고 타박타박 걸어 기숙사까지 왔는데 이걸 어째, 엘리베이터가 고장일세. 어쩌긴 뭘 어째 걸어 올라가야지. 

플랏에 들어서니 돼지고기 굽는 냄새가 한창이다. 뭔가 싶어 고개를 쓱 넣어 물어보니 간장에 졸인 달짝지근한 포크립을 만드는 중이라는 옆방 중국 아가씨. 간장 향기를 맡으니 웬지 의욕이 생겨서 냄비에 물 붓고, 다시마 한 두장 넣고 말린 표고버섯도 넣고 불을 올린 후 방에 들어섰다. 그다지도 무거웠던 가방을 내려놓으러. 손만 씻고 금방 돌아가서 호박, 두부, 양송이를 종종 썰어 물에 빠뜨리고 된장에 고추장을 살짝 섞어 풀풀 끓인 막된장찌개 완성. 막판에 양파도 안넣었구나 싶었는데 뭐 어때, 들척해지지 않고 좋지. 아무래도 여럿이 쓰는 주방이니 냄새가 신경쓰일 수 밖에 없는데, 간장에 졸이는 돼지고기 냄새가 된장 냄새를 압도해준 덕에 별 신경도 쓰지 않고 한 끼 해치웠다. 

아아, 그리하여 요리는 점점 쉬워지건만 공부는 점점 어려워지기만 한다는, 어느 월요일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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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2010. 9. 1. 21:47 Tags » 그저그런일상사, 날씨, 요리, 이사, 장보기

1. 이번에 돌아오면서 결심을 하나 한 게 있다. 가능한 음식을 버리지 말자는 것. 혼자 살아보니 1인분의 부엌 살림을 한다는 게 만만한 일이 아니다. 신선한 재료를 그때 그때 필요한 만큼만 사서 요리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없겠지만 일단 매일 장보러 다닐 여유도 없고, 둘째, 요즘처럼 대형 체인 수퍼마켓에서 식료품 쇼핑을 할 경우 필요한 만큼, 소량만 구입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결국은 일주일에 한 두번, 주 단위로 장을 봐서 손에 잡히는 대로 뭔가 해먹게 되기 마련인데, 그러다 보면 바쁘다고 잠깐 넋놓고 있다가 어느새 유통기한이 지나버리는 일이 종종 생긴다. 고기나 생선은 급하면 냉동실에 넣어 얼려버린다지만 웬지 모르게 어느 정도는 꼭 섭취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고 있는 채소류는 그럴 수도 없으니 문제고. 와중에 연달아 몇 끼 외식이라도 할 일이 생기면 그야말로 답이 없다. 한 열흘 지났나, 지금까지는 어떻게든 결심을 지켜왔지만 생활이 매우 안정되기 전까지는 이게 정말이지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점점 드는 와중.

2. 늦여름이 돌아왔다. 여전히 일교차가 커서 저녁 무렵엔 쌀쌀한 느낌이 있는데 낮엔 볕이 꽤나 들어 따뜻하다. 덥지는 않고, 곧 가을이 오겠구나 싶은 정도. 가만, 며칠 전만 해도 늦가을이라 겨울이 손에 잡히는 것 같다고 하지 않았던가.. 

3. 방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미처 챙겨오지 못한 책도 박스로 받았고, 가구나 전자제품들, 이런 저런 짐들이 이제는 제자리를 찾아 또아리를 틀고 앉은 느낌. 책상 위의 잡동사니들과 케이블들만 어떻게 좀 처리가 되면 좋겠는데. 

4. 음악을 들어야겠는데(몸과 마음이 요구하는 음악수치가 표준치에 현저하게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지 오래라) 딱,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다. Micah P Hinson의 목소리는 충분히 매력적이나 꾸준히 듣고 있기엔 좀 그렇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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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2012.09.13 11:0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Mary Black 추천합니다. 편안하다는 느낌이 곡 전편에서 느낀 곡은 메리블랙이 간만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