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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크보스키, 월플라워

2008. 10. 16. 23:00 Tags » , , , ,

월플라워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스티븐 크보스키 (돋을새김,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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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서로 지정된 충격적인 성장소설, 이라고 표지에 버젓이 쓰여 있다. 책 날개를 펼치면 <호밀밭의 파수꾼>과 <단독강화>의 전통을 잇는 성장소설, 인생과 사랑, 우정에 관한 크보스키의 치열한 성찰과 곳곳에서 번득이는 영감이 아름다운 문체로 서술되어 있다-USA 투데이, 라고도 적혀 있고. 책 뒷표지를 보면 어른들이 감추고 싶어하는 生의 진실이라든지, <월플러워>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문화 코드가 책, 영화, 음악 부문 별로 잘 정리되어 있다. 예컨대 <앵무새 죽이기>나 <위대한 개츠비>, <월든>, <록키 호러 픽처 쇼>, <죽은 시인의 사회>, <더 프로듀서>, <A sleep-더 스미스>, <Daydream-스매싱 펌프킨> 등등. 그러나.

이 책이 금서로 지정되었다면 그건 청소년들에게 아직 알려줄 수 없는 삶의 진실 같은 걸 담았기 때문이 아니라 청소년들이 공공연히 마약을 하거나 섹스를 하고, 중절을 하는 장면을 심심찮게 삽입했기 때문일거고, "아름다운 문체" 같은 건 번역 탓이 아니라, 정말이지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고, 인생과 사랑, 우정에 관한 치열한 성찰은.. 너무 할리우드적이다. 문젯거리가 될 만한 과거의 어떤 지점을 볼모로 삼아 문제가 문제를 낳는 상황을 꾸역꾸역 만들어나가고, 클라이막스를 거쳐 대단원에 이르면 뭔가 큰 깨달음을 주는 것 같지만 그 깨달음의 깊이 자체가 너무 땅짚고 헤엄치기같은, 얄팍한.

<월플라워>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문화지표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자면. 아무리 다양한 문화적 지표들을 삽입하고 그런 것들이 일종의 은유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하더라도, 실제로 원래 작품의 깊이가 충분치 못하면 아우라를 빌려오려는 시도로 읽힐 수 밖에 없다는 것. 그러니까 묻어가고자 하는 의도를 숨길 수가 없게 된다는 것이지요. 게다가 <호밀밭의 파수꾼> 같은 걸 직접 갖다 붙이면 역효과까지 나기 일쑤다. 너무 비교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