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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

2010. 3. 15. 22:32 Tags » , , , ,


오늘 플랫 메이트 한 명이 다른 집으로 옮겨갔다. 클럽에서 일하는 남자친구가 있는데 거의 매일 플랫에서 같이 지내는 것 같더니 결국은 집을 새로 구해서 살기로 한 모양. 하긴 이 플랫의 방은 누군가와 같이 살기엔 매우 부적절한 사이즈라 이제껏 버틴 게 용하지. 혼자 지내기엔 별 문제 없지만, 결정적으로 누군가와 같이 자기엔 침대도 너무 작고. 아무튼 새로 들어오는 플랫 메이트는 (오늘 내 방 문을 고치러 다녀간 관리인의 말에 의하면) 키가 매우 큰 스패니쉬 가이. 이 플랫의 청일점 되시겠다. 아직 만나보진 못했고(오전에 외출해서) 잠깐 본 옆 방 J6 아가씨 말에 의하면 괜찮아 보인다고. 괜찮은지 아닌지는 사실 같이 지내봐야 아는 거지만, 박사 과정 학생이라 얼굴 볼 일이 많을 것 같지는 않고 그런 거지.

아무튼, 오늘도 외출했다 돌아와보니 이사 뒤끝이라 그런지 부엌은 끔찍하게 mess- 그러나 탁자에서 노트를 하나 발견. 목요일 7시에 모두 함께 모여 청소를 하잔다. J6 아가씨로부터의 메모. 근데 그 날은 종일 외출 예정이고 아무래도 7시까진 돌아올 수 없을 것 같아서 방에 가서 9시로 옮기고 싶다고 얘기했더니 흔쾌히 예스. 그치만 말 나온 김에 혼자서 쓰레기봉지들을 밖으로 좀 나르고 간단하게 정리를 좀 했다. 쓰레기 봉지 버리러 나갔다가 돌아와 보니 J6 아가씨가 부엌에서 티를 끓이고 있길래 잠깐 잡담을 나누고 헤어져 방으로 들어와 볼일을 보고, 하던 정리를 마저 하자 싶어서 부엌에 가서 내 찬장을 열었는데 찬장에 미니 사이즈 블루베리 머핀 한 개와 메모가 들어 있었다. 그냥 간단한, 쓰레기봉투 가져다 버린 거 고맙다는 Thanks 노트. 근데 웬지 마음이 뭉클해져서.. 혼자 부엌에 앉아 달달한 머핀을 꼭꼭 씹어먹고 청소를 시작했다. 진짜 청소. 바닥도 닦고, 가스레인지도 빛이 나게 닦고, 청소기도 돌리고 쓰잘데기 없는 것들도 다 정돈하는 진짜 청소. 덕분에 목요일에 함께 모여 청소할 일도 없게 되었고, 부엌이 산뜻하니 머리도 가볍고. 아아, 조그마한 블루베리 머핀의 힘.. 이라기 보단, 나 뭔가 이런 사소한 마음의 교류에 목말라 있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 약간 쓸쓸해졌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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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ey 2010.03.16 03:1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당했군요(?)

  2. BlogIcon 2010.03.17 11:1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 예쁘세요

  3. 2010.03.21 13:4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4. BlogIcon Acala 2010.03.26 04:0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결혼식 엘범을 어제 받았는데 자네랑 악수하는 사진이 떡하니 등장! 자네는 선택된 자일쎄. 오호호호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