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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드클리프 홀, 고독의 우물

2008. 10. 15. 23:00 Tags » , , , , , ,

고독의 우물 1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래드클리프 홀 (웅진씽크빅,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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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의 우물 2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래드클리프 홀 (웅진씽크빅,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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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클래식이 출간되고 있다. 원 시리즈는 총 1200여 종이 넘는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올해 최대 50종, 5년 이내에 250 여종을 출간하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세웠다. 현재 잘 알려진 고전문학도서 시장의 주요 브랜드가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밖에 상황이니 독자들 입장에서는 전적으로 환영할 만한 소식일 수 밖에. 게다가 펭귄 클래식은 장르나 국적, 시대에 얽매이지 않는 시리즈를 만들어나가겠다고 공언한 바라 더욱 더 기대가 된다. 그래서 이번에 책을 사면서 펭귄 클래식 시리즈 중 하나를 골라보겠다고 맘먹고 산 책이 <고독의 우물>이었다. 예이츠의 <켈트의 여명>로르카의 <인상과 풍경>, 진 리스의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 등이 후보에 올라 있었지만 <고독의 우물>을 골랐던 건 "현대 영문학사 최초의 레즈비언 소설"이라는 타이틀 덕분이다. 1928년에 출간된 최초의 레즈비언 소설이라니. 사실 얼마 전에 읽었던 사라 워터스의 <The Night Watch>가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니 바로 그 이전 세대가 보는 관점을 간접적으로나마 비교해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했고(물론 사라 워터스와 래드클리프 홀은 한 세대가 아니라 1세기 쯤은 차이가 난다고 봐야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러가지 면에서 그다지 마음에 드는 작품은 아니다. 일단 표지. 웨딩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히끄무레한 새벽, 뒷모습을 보이고 길 가운데 서 있는 사진. 검푸른 색조가 주는 심상이야 이해하겠지만 소설의 내용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어떻게 이런 표지를 갖다 붙일 수 있었는지 그 이해도가 의심스러운 수준이다. 책 내용에 어떤 관심도 주지 않고 표지만 보고 책을 고르는 독자들이 많다면야 칭찬을 받을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그 사람들 역시 책을 다 읽고 덮은 후에는 표지를 보고 실소하게 될 것임이 틀림없다. 너무 심한 모순이란 말이지. 그런데 사실, 그러한 모순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 더욱 더 큰 무게로 책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런 모순과 저런 모순들이 한데 뒤엉켜 어울리지 못한 채 이리저리 널려 있고, 그 중 제일 대표적인 게 주인공의 내적 갈등과 외부와의 갈등 속에서 발생하는 모순, 그리고 주인공이 외부(사회와 국가)를 받아들이는 태도 사이의 모순이다. 물론 이 책이 쓰여진 시대를 충분히 감안하고 본다 쳐도, 충분히 성숙되지 않은 의식과 관점을 이해한다고 쳐도, 그래도 책을 읽다 보면 정신이 하나도 없는 지경. 도대체 일관성을 찾을 수가 없어 생각은 길을 잃고 헤매기 일쑤고, 이해해주고 싶어도 다른 상황이 발생하면 문제에 대처하는 태도가 홀라당 바뀌니 온정적으로 주인공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던 독자들도 어느 지점에선 뒤통수를 맞은 듯한 기분이 들게 마련이다. 그러고는 이렇게 웃는 거지. 허허. 여하튼. 작품이 그 모양이 된 건 아무래도 작가 본인의 삶이 너무 강하게 반영된 탓일 공산이 크다.  주인공은 나이를 먹고 먹고 먹어도 십대 사춘기의 감수성을 오롯이 지닌 채 내적 갈등이나 외부와의 갈등에 극적으로 반응하고, 그 모든 행위의 저변엔 심각한 수준의 나르시즘과 자기보호심리가 철철 흘러 넘치니까.

딱 하나 재미있었던 건 사라 워터스나 래드클리프 홀 모두 여성에게 기대되는 사회적 역할을 전복시킬 수 있는 계기로 전쟁을 들었다는 건데, 우연인지는 몰라도 <The Night Watch>의 케이와 <고독의 우물>의 스티븐 둘 모두 전시에 앰뷸런스 운전을 한다. 물론 그 일을 시작하는 이유나 접근하는 방식, 다루는 태도, 전쟁 이후의 변화를 반영하는 부분 등에는 거의 유사점이 없다시피 하지만. 일단 비슷한 그림을 상상하게 된다는 점에선 재밌었다. 아, 개인적으로는 <The Night Watch>쪽을 훨씬 선호하고.  

표지에 대해서 생각하다가 다른 나라는 어떻게 출판했나 싶어 표지들을 좀 찾아보았다. 이하.. 노코멘트.







  1. Acala 2008.10.16 10:0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뭡니까, 이 신들린듯한 포스팅 연타는.